조용한 다수와 요란한 소수의 이야기
지난달 18일 퇴임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경남 진주에서 평생의 은인 김장하 선생을 만났습니다. 김장하 선생은 문 전 권한대행에게 장학금을 주며 그의 학업을 지원했던 인물로, 두 사람의 만남은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만장일치로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재판관끼리 이견이 있는 상태에서는 국민을 설득하기 힘들다"며 만장일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탄핵 선고의 의미
문 전 권한대행은 탄핵 선고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만장일치를 만들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는 변론 종결 후 38일 만에 이루어졌으며, 이는 이전 대통령들의 탄핵 사건과 비교해도 상당히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는 "몇 대 몇으로 나가면 소수 의견을 가지고 다수 의견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 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장일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민주주의와 지도자의 역할
김장하 선생은 문 전 권한대행에게 "요란한 소수가 조용한 다수를 지배한다"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에 문 전 권한대행은 "요란한 소수를 설득하고 다수의 뜻을 세워나가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체제가 민주주의의 본질이며, 이번 탄핵도 그 연장선상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장하 선생의 삶과 철학
김장하 선생은 경남 진주에서 '남성당 한약방'을 운영하며, 1983년 명신고등학교를 세우고 1991년 국가에 헌납했습니다. 그는 100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었으며, 문 전 권한대행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문 전 권한대행은 김장하 선생 덕분에 학업을 마칠 수 있었고, 사법시험에도 합격할 수 있었다고 회상합니다. 김장하 선생은 "내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나는 이 사회의 것을 너에게 주었으니 갚으려거든 내가 아닌 이 사회에 갚아라"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결론
문형배 전 권한대행과 김장하 선생의 만남은 단순한 재회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는 민주주의의 본질과 지도자의 역할, 그리고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요란한 소수를 설득하고 다수의 뜻을 세워나가는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하고 발전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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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김장하 “요란한 소수가 조용한 다수 지배”…문형배 생각은
지난달 18일 퇴임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자신에게 장학금을 주며 지원한 ‘평생의 은인’ 김장하 선생을 2일 경남 진주시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 전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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